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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들판을 지나

레토코리언스 2022. 2. 26. 19:06

하얀 들판을 지나

 

 

가을은 내 살갗의 표정으로

외로움을 들어낸다

뿌옇게 상을 맺고 있는 내 팔등이 시립다

 

추수가 끝난 하얀 들판을 지나

논길 따라 숲길을 따라

수증기 피어오르는

강물 따라

하나 둘 셋 섬돌을 헤며 그곳으로 달려간다

 

가을이 오면 내 살갗의 표정이

외로움을 느낀다

뿌옇게 상을 맺고 피어나는

소년의 팔뚝에서 외로움을 들어낸다

 

만추의 강,

수증기가 이쁜 몸짓으로 날개짓 하며

소년의 발길을 재촉한다

고추밭에 계시는 엄마한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