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시사문단

2024-1월호/나를 깨우는 삶

레토코리언스 2023. 12. 2. 17:27

3- 1

하얀 들판을 지나

 

 

가을은 내 살갗의 표정으로

외로움을 들어낸다

 

뿌였게 상像을 맺고 있는

내 팔등을 여린 손으로 문지르며

추수가 끝난 하얀 들판을 지나

논길 따라 숲길 따라

수증기 피어오르는 

江물 따라

하나 둘 섬돌을 헤며 달려간다

 

가을은 내 살갗의 표정으로

외로움을 들어낸다

하얀 들판을

지나

만추의 江을 혼자 건넨다.

 

 

3-2

남이섬을 찾아서

 

가평에 가면 자라섬과

남이섬을 만난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

벌써 내 발이 남이섬을 향하고 있다

 

그기 상상 속에 동심의 나라

나미나라 공화국이 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공화국에서 파송한 안내원들 따라

신기한 제복을 몰래 살피며

국제선 배에 올랐다

 

미지의 세상 나미나라를 향하여

고동소리 울리며

하늘에서

흘린  

북한강 물살 갈으며 

청춘은 파도치는 호반 위에서

감회에 젖어든다.

 

3- 3

나를 깨우는 삶 

 

나의 본성을 찾아 여행을 떠나자

이성으로 날 인식하고

설명하며

 

유형有形의 것이 아니라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깊음 속으로 들어가자

 

나라의 역사가

강에서 시작되었는가 

한강의 발원지, 그 샘물이 어딘지

서울의 주산 백악의 근원이 어디인지

 

철학적 고뇌 속에 살아가는

나는 진정  누구인지

나의 본성, 나의 발원지

그 샘물을 찾아

걸어서 지금 여행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