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에 사과밭
음력 십이월 섣달
남양주 수동 산골에 한 사과밭
무슨 사연 있었나
사과가 옹기종기 매달려 있다
모진 세월 다 이기고 버티었는지
성한 몸 한 군데도 없다
주인 양반 어디로 출타라도 하셨나
사과농사 망쳤다고
내버려 두었는가
첫 농사라
신神에게 바치는 예물이든가
산촌에 한 사과밭
까치 녀석들 오갈 때
사과는 오늘도 피투성이가 된 채
영웅처럼,
팔 벌리고 매달려 있구나
음력 십이월 섣달
"씽씽 씽씽"
매서운 전율이 바람 속에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