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루
학교에서 농구하며 뛰놀다가
어머님 말씀 문 떡 떠올라
서둘러 집으로 달리는
여린 청춘!
봉산 점빵에서 고구마 과자
한 봉지 사들고
꾸불꾸불 산길 골라
한바탕 숨을
몰아쉬면
벌써 산마루 정상에 와 있다
저수지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볼을 적시고
아지터에서
옷 단장 새로 하고
신선한 감정 다시 품고선
뚜벅뚜벅
집으로 걸어갈 때,
저만치 우리 집 굴뚝 연기
솔솔 피어나고
내 아들 장하다며
칭찬이 입에 붙어 계시는
사랑하는 울 엄마 마주 보며
저녁이 한창 이어라!
만년필
그때 그 시절, 대한의 청춘들에겐
엘리트 상징물이었지
검은색 바탕에
황금빛
핀이 달린 채로
유혹의 빛을 발산하는
만년필 하나
나도 청춘을 꿈꾸며
강산을 여기저기 돌고 돌아
세월이 얼마나 쭉 흘렀나
문뜩 지난 세월,
그리움이 발동하여
추억의 만년필 다시 찾는다
진열장에 꼭꼭 숨어있는
만년필,
용케도 찾아내고
가두어 둔 세월 앞에
침묵하는 친구한테 미안하다
스킨십으로 고백하니
미소 짓는다
바닥을 드러낸 남은 잉크를
조심조심
주입하고선
못다 한 세월 쭉쭉 적어본다
참말로 예술이다
사랑하는 친구, 나의 만년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시월상달 중추절
식솔들 오손도손 모여 앉아
송편 빚는 모습이 이쁘다
이모양 저 모양 만들어 놓고
서로가 좋아라
엄마품에서 따뜻하다
냇가에 강물도 신이 나서
둥실둥실
춤추며 흐르고
여기,
꽃보다 더 이쁜
세 송이 꽃이 활짝 피어있다
민주와
린이 와 율이다
오, -
꽃보다 더 이쁜 친구
너희 셋, 세상에서 최고야
사랑한다,
민주야, 린아 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