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서러워 말자
함박눈이 내리던 날 밤
난로불 피워 놓고
소곤대던 그 시간이 행복했다
세상은 파란 새싹들 돋아나고
꽃피는 봄을 갈망하는
뜨거운 가슴들로 부풀어 있다
우린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는가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절기의 시간표대로
자리를
비워야 한다
꽃샘 추위로 마지막 이목을 끌며
육신을 부수고
자기 향기를 세상에 조금은
남겨 두었어리라
다시 하얀 눈이 내리고
까마득한 전설이
찾아
올
따뜻한 그 겨울밤을 위해서
파도처럼,
다시 밀려 떠나는
운명의 이별 일지라도 서러워 말자!
시의 노래
낭송은 시의 노래다
소월의 진달래꽃, 유치환 깃발로
노래하며
산촌에 아침을 연다
낭송은 시의 노래다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 손수건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아품과 이별, 정과 한을
쏟아내고
독한 마음 하나로
나를 추서리며 갈 수 없는 향원,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혹한의 이 겨울을 참고 이겨내리라!
새로운 하루, 오늘을 위하여!
산책로에 가로등이 끄지고
새벽은 내일을 기약한채
하늘로 올라 갔다
남양주 수동, 운두산마루
산 허리엔 먼동이 트고
산책로엔 또다시
하나,
둘
인기척이 늘어난다
나도 그 소리와 함께하며
축령산
흘린
구운천 강변 산책로에서
새 아침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