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열차] 초고집

동심

레토코리언스 2017. 3. 22. 21:10





   동심 /하종일 詩人



   

    엣날 엣적,    

    사하라 태풍이 불어    

    세상은 난리가 나고

    마을은 물속에 숨었


    파도치는 황토 강물  

    윗마을 가천에 물레방아

    둥실둥실 뜨내려 오고

    냇가는 성난 황토물로

    산을 만들었다


    내가 태어나

    처음 목격한 구경거리

    동네 사람들 다 모여

    발 동동 굴리며 한숨질 때

    꼬마는 차마 소리내지 못하고

    속으로 손벽치고 즐거웠다


    세월은 흘러

    엣날 엣적 생각하면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새어 난다


    산더미같은 홍수를 온 몸에

    담아 내던 솔숲앞 큰 강

    마을의 사계를 담고, 전설 만들며 

    철 따라 흐르는 도도한 강


    아, 

    타향살이 십수년

    백발의 청춘!

    고향으로 달려 가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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