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에 고독
입동立冬이 어제인데
절기를 밀어내고 싶은가
간절한 소망 담아
새벽부터 가을비 내린다
만추晩秋에 첫서리
자애한 고독을 되씹으며
텅- 빈 들판 위에 홀로 세워진
한 두렁 볏단을 본다
그래,
내가 되씹고 사랑한 풍경
주말에는
추위가 다가올 텐데
나는 본능적으로 옷깃을 여미며
또 다른 나의 분신分身을 품는다
이제 난, 외로움 속으로
작아져야 한다
보아도 보이지 않는 크기로
향기도 없이
소리도 감추자,
만추에 첫서리
자애한 고독을 가슴에 품고
논길 따라 뛰 달리며
한 두렁 볏단을 바라보던
나에 유년幼年,
그때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