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전광판

만추에 고독

레토코리언스 2020. 10. 17. 07:05

만추에 고독

 

 

입동立冬이 어제인데

절기를 밀어내고 싶은가

간절한 소망 담아

새벽부터 가을비 내린다

 

만추晩秋에 첫서리

자애한 고독을 되씹으며

텅- 빈 들판 위에 홀로 세워진

한 두렁 볏단을 본다

 

그래,

내가 되씹고 사랑한 풍경

 

주말에는

추위가 다가올 텐데

나는 본능적으로 옷깃을 여미며

또 다른 나의 분신分身을 품는다

 

이제 난, 외로움 속으로

작아져야 한다

보아도 보이지 않는 크기로

향기도 없이

소리도 감추자,

 

만추에 첫서리

자애한 고독을 가슴에 품고

논길 따라 뛰 달리며

한 두렁 볏단을 바라보던

나에 유년幼年,

그때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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