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과 친구 하기
1부
내가 마석 근교로 이사 온 지도 3년이 조금 넘었다.
시간만 나면 나는 이곳저곳을 찾아 돌아다니는 게 나의 취미가 되었다. 내가 돌아다니는 코스 중에도 경춘선은 낭만과 서정이 있는 인문학이 묻어나는 문학의 황금노선이다. 남춘천역에 내려서 닭갈비나 막국수나 그날 그때 그저 날씨에 따라 내 몸이 요구하는 대로 먹고선, 돌아오는 길에 김유정역에 내려서 발간 데로 걸어서 한 바퀴 돈다. 김유정 문학관은 내게는 필수코스다. 문학관 뒤편 금병산 자락은 걷기에 너무 좋은 곳이다. 한 시간에서 한 시간 삼십여분 걷고 나면 컨디션은 최고조에 오른다.
소설가 김유정,
그는 단순이 문학가로서 김유정을 뛰어넘어 일제강점기 한국인이 누구인지를 세상에 알리는 문학 독립운동가이다. 그로 인해 우리 한국인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고, 그로 인해 암울한 시대였지만 인생이 무엇인지를 알게 만들어 준 한국인의 선각자였다. 그의 삶은 짧았지만 그 기간 동안 그리도 많은 작품을 만들어 세상에 던져 주고 혼자서 외친 고독한 청춘이었다. 우리는 그 고독한 외침과 함성을 찾아서 지금 그의 곁에 와 있는 것이다.
바로 엊그제 김유정 마을에서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은 우리네 인생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답하며 김유정과 이미 친구가 되어 동네길을 돌고 있었다. 문학관 뒤편 조금 걸어서 금병산 쪽으로 이쁘게 단장한 커피숍에서 누가, 무슨 얘기를 했던지는 관계지 않고 우리는 문학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 친구들의 모습이 이리도 저리도 천진하며 진지했단 말인가! 우정의 순수를 맛보며 실레마을 내려왔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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